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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왜이렇게 많을까 ?

by 유치원장 2025. 4. 5.

한국에서 ‘편의점 수가 일본을 넘어선 현실’의 이면

요즘 거리만 나가도 편의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집 앞, 회사 근처, 심지어 골목길 안쪽에도 편의점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게 많다 느껴졌던 편의점이 이제는 숫자 면에서 일본을 앞섰다고 한다. ‘편의점 수가 일본을 넘어선 한국의 현실’이라는 말은 단순한 수치 이상을 의미하고 있다.

인구도, 국토 면적도, 내수 시장도 일본보다 훨씬 작은 대한민국이 편의점 수에서는 오히려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편리함과 접근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자영업 과잉, 경쟁 심화, 노후 불안 같은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편의점이 많아진 이유, 그 안의 현실

2024년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약 6만여 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일본이 약 5만 개 수준이니, 단순 개수로는 세계 1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숫자가 무분별한 출점생존 경쟁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편의점 본사들은 가맹점 수가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 납품 마진과 수수료를 통해 본사는 이익을 취하고, 각 매장의 매출과 운영 리스크는 고스란히 점주가 떠안는 구조다.

이로 인해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 한 거리 안에 2~3개씩 존재하는 현상이 벌어지며, 점주들 사이의 출혈 경쟁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실제로 하루 매출이 200만 원 이상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 하지만, 이를 달성하는 점포는 드물다는 말도 있다.

왜 사람들은 편의점을 선택할까

편의점 수가 많아진 배경에는 은퇴 이후의 삶이 있다. 정년이 빨라지고 재취업이 어려워진 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 그중에서도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의점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본사에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니 부담이 덜하다는 생각도 있지만, 실제 현실은 다르다.

점주가 스스로 매장을 365일 운영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가족끼리 야간-주간 교대를 하기도 한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어도 계약 기간 때문에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크다.

편의점이 은퇴자들의 마지막 선택지가 된 현실은, 단순한 창업 증가를 넘어서 노후 대책의 부재일자리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편의점은 소비자에게는 편리하지만, 모두에게 좋은 구조는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점은 분명히 편리하다. 택배, 간단한 식사, 생필품 구매까지 대부분의 일을 24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다. 특히 1인 가구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생활 인프라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은 점주들의 희생 위에 세워져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편의점 대부분이 소형 매장이고, 일본과 달리 주차장, 공중화장실, 매장 서비스 등이 부족하다. 또한 음식 퀄리티, 매장 위생, 서비스 품질에서도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비자의 만족도는 올라가지만, 점주들은 수익 압박과 경쟁 속에서 버티는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수’보다 ‘질’을 고민할 때

‘편의점 수가 일본을 넘어섰다’는 뉴스는 단순한 자랑거리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일자리의 위기, 노후의 불안, 자영업 과잉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정부는 프랜차이즈 업종에 대해 출점 거리 제한이나 지역 포화도 기준 도입 같은 제도적 장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사 또한 가맹점 숫자 늘리기보다는 상생 가능한 수익 구조운영 지원 강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편의점은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그 수가 많아질수록, 점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편의점 구조를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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