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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엄기준 정신나간지지배야.
by 유치원장
2021. 1. 27.
그들이 사는 세상
노희경
2008.10.27. ~ 2008.12.16.
유튜브의 순기능은 양질의 콘텐츠를 후손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노희경 /헤르메스미디어
노희경 작가의 에세이도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노희경 작가를 더 알고 싶어 찾아 읽었다.
10년도 지난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스멀스멀 유튜브에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시청률 8%도 되지 않은 드라마를 기억하는 이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들을 보며 공감하고 무릎을 치고 나도 모르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고 이래저래 여러모로 반갑다.
다른 드라마에 비해 (시간이 많이 지난 드라마라 그런건지 몰라도) 1회 차 30분 분량으로 크브스에서 올려주는데 열혈 시청자였던 나로서는 이 분량도 짧게 느껴진다.
매회차 방송국 PD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관계를 통해 어디에 대입해도 말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희경 작가의 대다수 작품이 그러하듯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다소 머리가 아프고 이해가 되고 현실적이고 대중이 원하는 드라마 내에서의 판타지가. 없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라 슬프고 눈에 밟힌다.
판타지라면 날밤새는 살인적인 업무 일정에도 미모를 유지해내는 주준영(송혜교)과 대권주자인 아버지 , 신인 여배우를 연인으로 둔 (동생은 조직폭력배 행동대원)인 , 법대 나오고 시청률은 더 잘 나오는 손규호(엄기준) 정도?
극 중 드라마 작가로 나오는 이서우 역시 현실감이 넘친다. 캐릭터가 모두 살아있어 몰입감이 최고조.
2008년 당시에는 이 드라마 잔잔하고 스테디셀러 같은 자극적이진 않지만 매일 먹어도 좋은 음식 같았는데 -
12년이 지난 지금 , 그러니까 2020년 다시 보자니 아 참 이 드라마 다툼도 많고 대사도 거칠고(완전 내 스타일) 격하고 온갖 갈등이 난무하는 이야기였구나. 펜트하우스에서 열연하고 펜트하우스의 제작에는 참여하지 않은 엄기준. 엄기준과 송혜교의 투샷을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바로 그들이 사는 세상이다.
그냥 투샷이라면 말도 안 한다. 엄기준은 특유의 재수 없고 싸가지도 없지만 너무 잘난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해 너무 멋있다. 그런 규호 선배 역을 맡은 엄기준. 지금과 똑같은 방부제 미모로 양수경을 진지하게 만나겠다는 혜교 송에서 '정신 나간 계집아이'라고 온 열과 성을 다해 말하는 명장면을 볼 수 있다.
혜교 송은 어떤가.
엄기준에게 "선배는 사귀잖아. 지난번에 걔 누구야, 쌍꺼풀 수술 잘못돼서 눈퉁이 밤탱이 된 애 " 하며 혜교 송의 고혹적인 분위기와는 맞지 않을 것 같은 찰진 대사를 날린다.
이 드라마 여간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않은 것이다. 하이킥 이전의 양수경 (최다니엘)도 만날 수 있는데 어찌나 연기를 잘하는지 하이킥을 보기 전까지 최다니엘이 극 중 성격과 같으리라 생각했다. 큰 착각이었다.
배우는 물론 브금은 또 어떤가.
당시 MP3에는(그렇다 그 시대가 그랬다. 아이폰은 첫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고 MP3라는 고대 유물이 존재했던 시기) 그들이 사는 세상 OST 전곡이 담겨있었다. 다시 들어도 명곡들이다. 브금만 들어도 혜교 송 대사를 줄줄줄 읊을 지경.
후대에 길이길이 유튜브로 남기리라. 벌써부터 30분은 모자라. 크브스 달려가 전편 몰아보는 그사세 팬들이 댓글로 자신의 패배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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